전세 제도는 계속 유지돼야 하나

전세는 문제가 드러난 제도이지만 곧바로 없앨 제도는 아니며, 보증금을 지키는 장치를 보강하면서 단계적으로 선택지를 넓히는 방향이 현실적이다.
1주장
전세 제도는 폐지가 아니라 보완의 대상이어야 한다. 전세사기 피해가 공식 통계로 확인되는 이상 현행 방식을 그대로 두자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러나 피해가 컸다는 사실이 곧 제도 전체를 없애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전세라는 계약 형태 자체보다 보증금이 안전하게 돌아오는지를 확인하고 보장하는 장치가 허술했던 데 있다. 따라서 이 글은 전세를 유지하되 보증금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쪽이 낫다고 주장한다.
2근거
첫째, 피해의 규모는 가볍지 않다. 국토교통부가 2026년 10월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의 누적 결정은 41,559건이다. 9월 한 달에만 1,642건을 심의해 623건을 전세사기피해자등으로 결정했다. LH의 피해주택 매입은 9월 30일 기준 11,148호로 집계됐다(출처: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287956). 이 수치는 전세 제도가 구조적 위험을 안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둘째, 제도의 안전장치는 이미 보강되고 있다. 특별법의 유효기간은 2027년 5월 31일까지 2년 연장되었고, 적용 대상은 2025년 5월 31일까지 최초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이다(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42753). 또한 경·공매로 돌려받은 금액이 보증금의 3분의 1에 못 미치면 부족분을 지원하는 최소보장제가 2026년 11월 13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73064). 이는 시행령 개정 사항으로, 시행 전이므로 실제 효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셋째, 전세는 월세 부담이 큰 임차인에게 현실적인 주거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 목돈이 있는 임차인은 월 주거비를 줄일 수 있고, 임대인은 보증금을 자금 조달에 쓴다. 이 구조가 한꺼번에 사라질 때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어떻게 바뀌는지는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최신 점유형태별 비중은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https://stat.molit.go.kr/portal/cate/statView.do?hRsId=327)에서 공식 확인이 필요하다.
3반론과 재반박
폐지론의 논거는 분명하다. 전세는 임대인의 자금 사정과 집값 흐름에 보증금 회수가 좌우되는 구조이고, 보증기관의 부담이 커지면 그 비용을 사회가 나눠 진다는 지적이다. 보증금이 집값에 가깝게 오르면 위험이 더 커진다는 점도 타당한 우려다. 보증기관의 대위변제액과 미회수액의 공식 수치는 이 글에서 확정해 쓰지 않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와 국토교통부의 공표 자료로 공식 확인해야 한다.
이 반론에 대한 재답은 이렇다. 위험이 있다는 것은 제도를 고쳐야 할 이유이지 곧바로 없애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전세를 금지하면 보증금 보호의 문제는 사라지지만 임차인의 선택지도 함께 줄어든다. 반대로 보증 가입 요건 강화, 권리관계 확인 의무 강화, 피해 회복 절차의 정비를 병행하면 위험을 낮추면서 선택지를 남길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보완이 충분한지는 앞으로의 피해 통계로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보증제도가 세금과 공공기관 재무에 지우는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는 별도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다.
4결론
전세 제도는 유지하되 지금의 형태로 두어서는 안 된다. 41,559건이라는 누적 결정 건수는 제도의 허점이 실제 피해로 이어졌음을 알려 준다. 동시에 유효기간 연장과 최소보장제 같은 보완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개선의 방향이 이미 열려 있음을 뜻한다. 요점은 전세를 폐지할지 말지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보증금이 돌아오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다. 정책의 성패는 새 장치가 시행된 뒤 피해 통계가 줄어드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그때까지 폐지도 방치도 아닌 점검과 보완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5근거로 삼은 공식 출처
-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단, 「9월중 전세사기피해자등 623건 추가 결정」(KDI 경제교육·정보센터 게재):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287956
- 정책브리핑,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 2027년 5월 말까지 2년 연장」: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42753
- 정책브리핑, 「전세사기 피해 보증금 최소 3분의 1 회복 보장…11월 13일 시행」: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73064
- 국토교통 통계누리, 주거실태조사: https://stat.molit.go.kr/portal/cate/statView.do?hRsId=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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